최근 VC로부터 6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새롭게 돌아온 뉴스레터 스타트업 뉴닉(NEW NEEK)이 뜨고 있다. 뉴닉을 알게된 건 아마도 한창 구독서비스가 유행처럼 난립하던 시기였던 듯하다. 사실 구독의 원조라면 뉴스레터 메일링이 아니겠는가? 뉴미디어에서 다소 올드한 구독 서비스에 속하는 뉴스레터가 스타트업을 만나면 어떤 결과물이 탄생할지 당시 무척이나 궁금했었다. 이제는 꽤나 안정된 궤도에 오른듯한 뉴닉에 대한 소고를 남겨보고자 한다.
배경지식이 부족하다면 일반적인 경제, 사회 기사는 상당히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나 단문 중심 미디어(카톡, 페북 등)에 익숙한 2030에게는 마치 수능 비문학처럼 부담스러운 읽기 경험이기도 하다. 뉴닉은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2030 대한민국 독자를 타겟으로 상정했다. 그리고 대다수의 언론기업이 갖추지 못한 ‘젊은’ 구성원들이 텍스트를 집필한다. 때문에 뉴닉의 뉴스는 친근하다 못해 마치 친구랑 대화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또한 뉴스 곳곳에서 친절함과 섬세함이 묻어난다. 왠지 처음 접해보았을 만한 어려운 용어라든가, 사건의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이슈들은 별도로 아웃링크를 걸어 독자가 충실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심지어 그 모를만한 지점을 너무 잘 안다!) 중간중간 센스있는 이모지 사용은 이슈 자체가 품고있는 무거운 바이브를 한 단계 덜어준다.
독자 친화적인 기사에서부터 느껴지는 라이팅 기법은 이미 ‘2030스럽다’는 모종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매주 월, 수, 금 수많은 사무적인 이메일 사이에서 마치 신선한 우유를 기다리듯 뉴닉의 뉴스레터를 기다린다. 내용의 중요도를 떠나 문체에서 느껴지는 젊고 유머러스한 필력은 저절로 뉴닉이라는 브랜드를 각인시키게 했다. (이것이 구독서비스의 무서움일까? 집중세뇌…) 보통 많은 브랜드에서 놓치고 있는 텍스트의 위력을 보여주는 좋은 레퍼런스라 생각한다. 뉴닉의 마스코트인 고슴이도 텍스트를 보조하며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독자 친화적인 기업답게 뉴닉은 구독자들에게 (마치 유튜버처럼) ‘뉴니커’라는 팬네임을 붙여주었다. 심지어 얼마전에는 뉴니커들을 위한 팬미팅, 고슴이 돌잔치까지 개최했다. 참 밀레니얼의 문화를 잘 이해하는 스타트업이란 생각이 든다. 이러한 팬 마케팅은 뉴닉의 충성고객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주며 이들이 자발적으로 뉴닉을 홍보하는 바이럴로 이어질 테다. 그런 의미에서 ‘뉴니커를 위한 컨닝페이퍼’는 센스있는 스웩이 느껴진다.
뉴닉은 젊은 경영진과 집필진들 답게 디지털을 잘 활용하는 스타트업이다. 인터뷰에서 구독자의 메일주소를 알 수 있다는 점이 본인들의 큰 자산이라 밝혔는데, 이는 그만큼 메일주소 데이터를 통한 사업영역 확장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특히 기업메일 중심으로 향후 프리미엄 유료 뉴스에 대한 CRM이 가능할 테고, 특정 뉴스에 대한 반응률 등을 직군별로 나누어 분석할 수도 있겠다. 또한 메일을 통한 독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즉 관계 맺기가 가능하다는 점도 다른 언론사가 갖추지 못한 특별함이다.
한편 뉴닉의 뉴스레터는 양질의 컨텐츠를 제공함에도 무료다. 누구나 메일주소만 입력하면 무료로 구독할 수 있다. 게다가 그 흔한 광고도 없다. 다소 비즈니스 모델에 우려가 있지만 우선은 양적으로 확장되어야 투자도 유치하고..? 아무튼 일정 목표로 둔 구독자를 확보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둔 것 같다.
결국 다시 ‘뉴닉, 스타트업이 뉴스레터를 만들면 언론사가 됩니다.’ 로 돌아가 보자. 뉴스 미디어에서 멀어진 세대, 사칭 꼰대 언론을 더이상 신뢰하지 않는 세대, 그러니까 2030에게 큰 호응을 받는 언론사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뉴닉은 위에서 정리한 자산들을 바탕으로 밀레니얼 세대와 다수의 공감대를 확보했다. 이는 늘어가는 구독자 수 추이와 투자금액이 방증한다. 네이버 뉴스면에 올라와있는 수많은 언론기사들은 물론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해당 언론사의 팬이기를 자처한다거나 그들과 1:1로 이메일을 주고받지 않는다. 그러한 점에서 뉴닉은 다수의 밀레니얼 독자, 아니 팬을 거느리고 있는 무서운 언론사이다. 앞서 정리한 뉴닉의 자산을 기반으로 뉴닉은 ‘뉴스레터’라는 또다른 형태의 ‘언론’으로 밀레니얼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기존 언론들이 도달하지 못한 방법으로 그들만의 시각이 담긴 멋진 기사들을 계속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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